영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줄거리, 배경, 결말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의 정점을 이룬 작품 중 하나로, 타노스라는 압도적인 존재가 인피니티 스톤을 수집하며 우주 절반의 생명을 제거하려는 계획을 실행하는 과정을 그린다. 히어로들의 연합, 전략적 전투, 각자의 희생이 한 데 어우러져 극적인 몰입감을 선사하며, 이후의 이야기인 엔드게임으로 이어지는 결정적 전환점이 되는 작품이다.
영화는 타노스가 이미 파워 스톤을 손에 넣고, 아스가르드 난민선을 습격해 스페이스 스톤을 강탈하면서 시작된다. 로키는 마지막 순간 토르를 구하기 위해 스톤을 넘겨주고 타노스에게 죽임을 당한다. 헐크는 지구로 보내져 토니 스타크에게 타노스의 위협을 알리고, 이를 계기로 어벤져스는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다. 타노스는 시간 스톤을 지키고 있던 닥터 스트레인지를 노리고, 토니, 피터 파커와 함께 우주로 향한다. 한편 비전의 이마에 박힌 마인드 스톤을 지키기 위해 스티브 로저스와 나타샤, 윈터 솔져 등도 다시 전열에 합류한다. 모두가 하나의 목표인 타노스를 막기 위해 흩어진 채 각자의 방식으로 싸움을 시작한다.
토르와 로켓, 그루트는 새로운 무기 스톰브레이커를 얻기 위해 니다벨리르로 향하고, 토니 일행은 타노스가 마지막 스톤을 얻으려는 타이탄 행성으로 간다. 이곳에서 닥터 스트레인지는 시간 스톤을 보존하기 위한 단 하나의 미래를 보기 위해 수백만 가지의 가능성을 예측하고, 오직 하나의 승리 조건을 발견한다. 타노스는 가모라를 희생시켜 소울 스톤을 얻고, 전투는 점점 치열해진다. 와칸다에서는 비전의 마인드 스톤을 제거하려는 시도가 진행되지만, 타노스는 스톰브레이커에 가슴을 찔리고도 핑거스냅에 성공하며 결국 목표를 이룬다.
스냅 이후 절반의 생명이 사라지는 충격적인 결말이 이어진다. 피터 파커, 닥터 스트레인지, 스칼렛 위치, 버키, 스타로드 등 수많은 히어로가 눈앞에서 먼지처럼 사라진다. 그 충격은 남은 자들에게 크나큰 슬픔과 무력감을 안기며, 영화는 타노스가 평화롭게 석양을 바라보는 장면으로 끝을 맺는다. 기존 히어로 영화의 틀을 완전히 뒤흔들며, 관객에게 깊은 여운과 충격을 남긴 이 결말은 MCU 전체를 통틀어 가장 강렬한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는 단순한 액션 블록버스터가 아니라, 10년에 걸친 MCU 세계관의 축적과 변화, 그리고 세계적 정세의 은유가 맞물려 있는 작품이다. 당시 세계는 불확실성과 분열의 시대에 접어들고 있었고, 영화는 그러한 시대적 분위기를 우주적 규모의 서사로 투영했다. 특히 인피니티 워의 주요 테마 중 하나는 자원과 생존, 통제에 관한 철학적 갈등이다. 타노스는 우주의 자원이 한정되어 있다는 전제 하에, 생명의 절반을 없애야 균형이 이루어진다고 믿는다. 이 잔혹한 논리는 실제 세계에서의 과잉 소비, 환경 파괴, 인구 증가 등과 연결되며, 관객에게 불편하지만 현실적인 질문을 던진다.
또한 히어로들의 내부 분열과 재결합은 당시 글로벌 협력과 갈등 양상을 반영한다. 시빌 워 이후 갈라졌던 어벤져스가 타노스를 막기 위해 다시 힘을 합치는 과정은, 공동의 위기 앞에서 다시 연대를 모색하는 인류의 모습을 상징한다. 와칸다, 타이탄, 니다벨리르 등 다양한 행성과 문명이 등장하면서도 각 캐릭터의 정체성과 문명 차이를 존중하는 전개는 다문화 사회에 대한 열린 메시지로도 읽힌다. 기술과 과학, 신화와 철학이 공존하는 이 영화는 단순한 SF가 아니라, 현대 문명의 고민과 미래에 대한 불안을 포괄하는 거대한 서사로 작동한다. MCU 팬들에게는 오랜 여정의 정점이었고, 영화사적으로도 새로운 시각과 구조를 제시한 전환점으로 평가받는다.
인피니티 워는 타노스라는 빌런이 주인공처럼 서사 중심에 서 있는 이례적인 구성의 영화다. 그는 단순한 파괴자가 아닌 스스로를 구원자라 믿는 철학적 존재로 묘사된다. 가모라를 희생하는 장면에서 보이듯, 그는 감정이 없는 존재가 아니라 자신의 신념을 위해 고통을 감내하는 인물이다. 이는 관객에게 혼란과 불편함을 유발하면서도, 강렬한 몰입감을 부여한다. 히어로들 역시 각자의 방식으로 무력함과 희생을 감당한다. 토니 스타크는 피터 파커가 사라지는 순간 무력감에 휩싸이며, 닥터 스트레인지는 시간 스톤을 넘기면서도 그 결정이 미래를 위한 유일한 길임을 직감한다. 캡틴 아메리카는 리더로서의 책임감과 무력함 사이에서 괴로워하고, 비전과 완다는 사랑과 사명 사이에서 눈물겨운 선택을 한다.
결말에서 절반의 생명이 사라지는 ‘핑거스냅’은 단순한 충격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그것은 히어로들이 항상 승리하는 구조를 완전히 뒤집는 파격이자, 진정한 위기와 상실을 관객이 체감하게 하는 서사적 장치다. 특히 닥터 스트레인지가 본 ‘단 하나의 승리 조건’은 이 모든 일이 다음 단계를 위한 필연이라는 암시로 작용하며, 이후 엔드게임에서의 대반전을 위한 서곡이 된다. 영화는 마지막에 어떤 음악도, 설명도 없이 조용히 타노스의 얼굴을 비추며 끝을 맺는다. 그 침묵 속에서 관객은 전례 없는 감정의 충격을 경험하게 된다.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는 수많은 캐릭터의 등장과 거대한 스케일 속에서도 인간적 감정과 선택의 무게를 잃지 않으며, 블록버스터가 줄 수 있는 감동의 깊이를 재정의한 작품이다. 지금 다시 보아도 놀라운 구성과 감정선이 돋보이며, 그 결말은 마블 영화 역사상 가장 강렬한 순간으로 남는다.